중국 모바일 결제 하는 법 (알리페이, 현금 사용, 외국인 장벽)

중국 길거리 노점에서 100위안짜리 지폐를 내밀었다가 아주머니한테 QR코드만 돌아온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것도 도착 첫날에..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수준으로 정교하지만, 그 정교함이 모든 사람을 품고 있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QR코드 두 개가 붙은 세상, 현금은 어디로 갔을까?

중국에서는 웬만한 노점상 손수레에도 QR코드가 두 개 붙어 있습니다. 하나는 위챗페이(WeChat Pay), 다른 하나는 알리페이(Alipay)입니다. 위챗페이란 중국 최대 메신저 앱 위챗에 통합된 간편결제 서비스이고, 알리페이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입니다. 이 두 서비스가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약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현금이 사실상 선택지에서 밀려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가 중국에 도착한 날 환전해 온 3000위안 지폐 뭉치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노점에서 현금을 꺼내면 판매자가 당황하거나, 거스름돈을 구하지 못해 결제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편의점에서 물 한 병 사는데 직원이 다른 상점에서 5위안짜리를 빌려오는 걸 보면서, 아, 현금은 이미 이 도시에서 사용하기에 눈치가 보이는 수준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법적으로는 현금 거부가 불법이라는 점입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현금이 법정통화이므로 거부할 수 없다는 규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법정통화란 국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지불 수단으로, 누구도 이를 거절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거스름돈이 없어서 결제가 안 되는 상황이 버젓이 반복됩니다. '거부'가 아닌 '불가능'으로 포장되는 거죠. 중국어를 못하던 시절에는 이걸 말로 따지기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외국인이 부딪히는 장벽, 앱을 깔아도 막히는 이유

혹시 중국 여행 전에 알리페이 앱을 미리 설치해 두셨나요?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앱을 깔고 나서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았습니다. 외국인이 모바일 결제를 쓰려면 실명 인증을 통과해야 합니다. 실명 인증이란 이용자가 금융 서비스를 사용하기 전에 신분증과 금융 계좌를 연동하여 본인임을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중국 내국인은 주민등록증으로 간단히 처리되지만, 외국인은 여권 번호와 국제 신용카드를 연동해야 합니다.

  알리페이는 2023년부터 외국인을 위한 국제판 앱을 따로 운영하며 개선에 나섰고,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를 등록하면 일부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중국을 여행했을 당시에는 외국 카드가 지원되지 않아 저는 현금으로만 사용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게다가 소상공인 개인 QR코드 계정은 국제 카드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노점이나 재래시장에서는 여전히 막힙니다. 관광지 안에 있는 대형 매장이나 편의점 체인에서는 어느 정도 작동하지만, 실제로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소규모 식당이나 거리 음식 가게에서는 결국 현금을 꺼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외국인이 중국에서 결제를 할 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문제에 직면합니다 .

  • 일부 대형 가맹점에서만 결제 가능 — 소상공인 개인 QR코드 계정은 국제 카드 미지원 케이스 다수
  • 카드 리더기를 구비하지 않음
  • 현금 결제 시도 시 거스름돈 부재로 인한 실질적 거래 불가 상황
  • 상점에서 현금 단순 거부


디지털 위안화,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이 문제의 연장선에서 최근 주목받는 것이 디지털 위안화(e-CNY)입니다. 디지털 위안화란 중국 인민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로, 쉽게 말해 국가가 관리하는 디지털 형태의 현금입니다.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알리페이·위챗페이와 달리 국가가 발행 주체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중국 정부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외국인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도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운영됐는데, 이것이 외국인 결제 장벽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해외 은행 계좌 없이도 일정 한도 내에서 지갑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이론상으로는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실제로 쓸 수 있는 가맹점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소상공인은 e-CNY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기술은 앞서가는데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전형적인 과도기 상황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위안화가 외국인 결제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적어도 일반 상권에서 체감하는 수준은 아직 멀었습니다.


국제적인 도시라는 말의 무게, 어떻게 볼 것인가

상하이는 스스로를 국제금융도시라고 부릅니다. 국제금융도시란 세계 각국의 자본, 기업, 인력이 자유롭게 오가며 금융 거래가 이루어지는 도시를 뜻합니다. 홍콩,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 허브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국제적이라는 말 안에 외국인이 노점에서 물 한 병 사는 일상까지 포함돼 있는가?라고 질문한다면 저는 물음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금융 포용성(Financial Inclusio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금융 포용성이란 어떤 계층이나 집단도 금융 서비스 접근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으로, 유엔과 세계은행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국제 기준입니다. 이 원칙에 따르면 디지털 결제 인프라가 아무리 고도화되더라도, 그것이 노인이나 외국인, 스마트폰 비보유자를 사실상 배제한다면 그것은 진보라기보다 또 다른 형태의 불평등입니다. 

  제가 그날 뜨거운 햇볕 아래 식은땀을 흘리며 느낀 감각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었습니다. 이 시스템이 '적응하세요' 라고 무언으로 요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모바일 결제가 아니면 안 되는 세상이 아니라, 모바일이어도 좋고 현금이어도 좋은 세상. 그 선택의 자유를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보장하는 것이 진짜 국제적인 도시의 조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 생태계는 분명히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보여줍니다. 그 사실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효율성이 곧 포용성은 아닙니다. 상하이를 여행하실 계획이라면 알리페이 국제판을 미리 설치하고 국제 신용카드를 연동해 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한 준비입니다. 그리고 소액 현금도 반드시 함께 챙기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여행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금융 서비스에 관한 전문적인 조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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